LG화학 배터리 사업부로 시작해 지난해 분사
8~10월 상장 유력…기업가치 최소 50조원
상장 전 악재 처리 위해 대규모 리콜 단행

LG그룹 여의도 본사
LG그룹 여의도 본사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상장을 앞두고 악재 처리에 나섰다. 코나EV(전기차) 배터리 리콜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리콜까지 최근 발표하며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중국 난징 공장의 ESS 배터리 전용 라인에서 생산한 ESS용 배터리를 교체한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2017년 이후부터 잦은 화재로 논란이 제기됐다. ESS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 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화재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국 생산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전극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생산라인에서 일부 공정 문제로 인한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됐고, 해당 리스크가 가혹한 외부환경과 결합하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배터리 교체와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약 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상반기 중 충당금으로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리콜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도 이미 4000억원가량을 지출했다. ESS화재 관련 지출 비용만 따지면 총 8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민관위)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ESS 배터리 화재 의혹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2019년 6월에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에 민관위는 ▲배터리 시스템 결함 ▲전기적 충격 요인에 대한 보호체계 미흡 ▲운용환경 관리 미흡 및 설치 부주의 ▲ESS 통합관리 체계 부재를 화재 원인으로 봤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에 탑재된 배터리 리콜 비용으로 6000억~7000억 사이의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이를 합하면 최근 3년 사이에 배터리 화재 지출 비용으로만 1조5000억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리콜 조치가 이르면 오는 8월로 예정된 상장 작업 때문으로 보고 있다. 상장 전에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ESS화재와 전기차 배터리 비용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장 전에 해당 금액을 처리해야만 부정회계 이슈에도 휘말리지 않는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배터리 품질 이슈가 발생해왔던 만큼 상장 전까지 품질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전 리콜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상장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과 분쟁을 마무리하며 받은 합의금과 기업 성장성을 고려할 때 상장 일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에 LG화학 전지사업 부문의 물적분할로 설립됐다. 최근 LG화학의 배터리 부분 사업 매출이 43.7%에 달할 정도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시기를 8월∼10월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기업 가치가 최소 50조원, 최대 100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모 금액은 10조원 이상으로 예측된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번 ESS 배터리 교체는 안전과 품질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실행하는 차원"이라며 "안전과 품질을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품질 혁신을 통해 가장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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