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9일 하루 30%이상 가격 급락
中당국 제재에 머스크 변덕적 발언 겹쳐
"작전 세력 영향 탓" 주장도 함께 나와

5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대표적인 가상자산(암호화페)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는 등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제재 재확인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의 변덕스런 언론플레이라는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작전 세력이 시세 조종에 나선 것이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0일 오전 8시53분을 기준으로 현재 1 비트코인은 5027만5000원이다. 이는 전날 오전 9시 기준 가격보다 5.89% 내린 가격이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밤 10시께 개당 가격이 4259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일간 저가 기준으로 올해 2월 8일(4156만2000원) 이후 가장 낮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업비트 내 역대 최고가(8199만4000원)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달러 기준으로도 비트코인은 한때 30% 가까이 가격이 내려앉아 3만달러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머스크 대표의 '변덕'과 중국발 악재 등으로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으로 자사 전기차 구매를 허용해 가상자산 시세를 띄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머스크는 지난 12일 갑작스럽게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하루만에 3000억달러 증발했다.

이번 주 들어서는 마치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량 매도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트윗을 올려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가 하루 뒤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만 타이베이 국제금융엑스포에서 전시된 가상자산 모형들. 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 국제금융엑스포에서 전시된 가상자산 모형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도 민간 가상자산 거래 불허 입장을 다시 고지하면서 매도세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불청산협회 세 기관은 공동으로 발표한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통해 가상자산 투기 현상의 위험을 강조하면서 '사용 불허'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DBC) 도입을 강력 추진 중이지만 민간 거래가 체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입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위축된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일부 서비스가 지난 19일 오전에 다운되는 사고도 벌어졌다.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한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가상자산 관련주들은 뉴욕증시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문제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가상자산이 제대로 헤지(위험 회피) 기능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불신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비트코인은 투기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예찬론자였던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도 “비트코인이 속임수이며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특징을 보인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비트코인에 작전세력이 개입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펌프앤 덤프(pump and dump)’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함께 나온다.

실제로 이번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이유로 파생상품 거래소의 강제 청산이 지목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를 주도하는 ‘고래(대규모 가상자산 보유자)’가 비트코인 가격을 한꺼번에 낮춰 강제 청산을 통한 시세 차익을 얻은 후, 다시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이 1 비트코인이 3만5000달러인 지점에서 다시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