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성장세에 대형마트 3사 경영난 가중
롯데마트·홈플러스, 점포감축에 속도…이마트는 늘려
홈플러스 직원들, 대주주 MBK 주도 폐점매각 강한 반발

이마트는 올해 경기도 남양주 별내점을 시작으로 15개 이상 점포를 재단장(리뉴얼)할 계획이다. 사진은 최근 리뉴얼한 이마트의 남양주 별내점 모습. 연합뉴스
이마트는 올해 경기도 남양주 별내점을 시작으로 15개 이상 점포를 재단장(리뉴얼)할 계획이다. 사진은 최근 리뉴얼한 이마트의 남양주 별내점 모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최근 온라인 쇼핑몰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대형마트의 위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형마트 3사가 다른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점포 감축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오히려 이마트는 점포 수를 늘리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이마트 점포수는 161개, 롯데마트는 112개, 홈플러스는 139개다. 2019년과 비교하면 이마트는 3개가 늘었고, 롯데마트는 13개 줄었고 홈플러스는 1개 줄였다.

타사가 점포를 줄이는 가운데 이마트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마트는 점포 폐점보다는 리뉴얼(재구성)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노린다는 목표다.

이마트는 지난해 월계점, 신도림점 등 9곳의 점포를 리뉴얼했다. 올해는 별내점을 시작으로 총 15개점 이상 점포를 리뉴얼해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리뉴얼 오픈 1년을 맞은 월계점 실적을 분석한 결과, 리뉴얼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계점 뿐만 아니라 작년에 리뉴얼을 진행한 9곳의 점포 모두 올해 1월부터 4월 기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특히 춘천점은 68.4%, 칠성점은 42.5%라는 매출 고신장을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간 협업 시너지도 생겼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신도림점 온라인 매출(PP센터)은 전년 동기 대비 154%나 상승했다. 신도림점은 리뉴얼을 통해 PP센터를 기존 20평에서 320평으로 크게 확대, 점포에서 배송되는 온라인 처리 물량을 늘렸다.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액 4조19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8% 가량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1분기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마트는 올해도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에 나선다.

올해 첫 리뉴얼 점포인 별내점을 지난 14일 오픈했다. 별내점은 2023년까지 인근에 대규모 입주가 계획된 곳이다. 일반적으로 오픈한지 15-20년가량 지난 점포가 리뉴얼 대상이지만 별내점은 2013년 8월 오픈한 점포로 8년도 채 되지 않아 리뉴얼을 진행했다. 인근 대규모 입주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리뉴얼을 단행한 것이다.

폐점한 롯데마트 구리점의 모습. 롯데쇼핑 제공
폐점한 롯데마트 구리점의 모습. 롯데쇼핑 제공

반면 롯데마트는 지난해까지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12개 점포를 폐점했다. 올해는 롯데마트 구리점이 문을 닫았고, 10개 안팎의 점포가 추가로 정리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던 만큼 올해에는 리뉴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폐점대신 리뉴얼로 실적 향상에 성공한 경쟁사 이마트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또 매장 철수로 인한 직원들의 고용 문제도 남아 있어 폐점 속도를 늦춘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폐점 과정에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다.

롯데 측은 점포 정리 후에도 직무 재배치 등 기존 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추가 폐점을 밝힌다면 직원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폐점을 더욱 진행했을 경우 매출 규모가 도리어 줄 수도 있고, 폐점으로 인한 매출 증진 효과도 크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대형마트 3사 가운데 홈플러스는 MBK 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로 노조와 가장 크게 부딪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안산점, 대구점, 대전 둔산점, 대전 탄방점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는 부산 가야점과 대구 스타디움점의 폐점 및 매각을 단행할 계획이다. 탄방점은 지난 2월을 영업을 종료했고, 다른 지점도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다.

문제는 해당 점포들이 매출 최상위 매장이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지난 13일 오후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여성노동자 집단삭발' 기자회견에서 '폐점 매각 중단'과 '고용안전 보장'을 요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
홈플러스 여성노동자들이 지난 13일 오후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여성노동자 집단삭발' 기자회견에서 '폐점 매각 중단'과 '고용안전 보장'을 요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

이에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회사 대주주인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며 집단삭발식을 진행했다.

집단삭발식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이 여성노동자였다. 이들은 집단삭발 기자회견에서 “20년 넘게 국민들의 장바구니를 책임진 국내 유통 2위 기업 홈플러스가 투기자본 MBK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있다”며 삭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이후 MBK가 팔아치운 홈플러스 부동산만 무려 3조 5000억원에 달한다”며 “사모펀드인 MBK는 투자금회수를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국 매출 최상위권 매장인 안산점과 부산가야점 등이 폐점될 위기에 처했을 뿐 아니라 수천명의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MBK가 지난해부터 자행하고 있는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은 부동산개발이익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투기다. MBK는 사모펀드계의 특대형 부동산투기꾼”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를 비롯한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배송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폐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유통시장의 변화를 인정하더라도 구조조정이 일방적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사측은 전환 배치 등을 통해 고용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나 출퇴근 문제 등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퇴사로 몰리게 된다.

게다가 대형마트가 몸집줄이기에 나서면 주변 상권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유통학회가 최근 발표한 '정부의 유통규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1개 점포가 폐점하면 마트 근무자 외에도 임대업체, 용역업체, 수많은 납품업체에도 영향을 미쳐 최소 945명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주변 상권의 매출 감소 영향으로 반경 3km 이내의 범위에서 429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 1개 점포가 정리되면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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