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급차 전략' 먹히며 제네시스 판매량 상승
'국민차' 쏘나타, 판매부진으로 공장가동 중단사태
멀어지는 소비자 관심도…디자인·경쟁력 향상 시급

현대차 2020 쏘나타.
현대차 2020 쏘나타.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노림수인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 통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 5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국민차’로 불리는 쏘나타는 판매 부진으로 생산공장인 현대차 아산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중단이 이뤄지는 등 굴욕을 겪었다. 이에 현대차가 고급화 전략에 집중한 나머지 일반 차량에 관심이 소홀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이후 지난 9일까지 국내 37만8999대, 해외 12만1192대 등 총 50만191대를 판매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국산차 첫 고급 브랜드로 G90(당시 국내 차명 EQ 900)을 출시하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이 격전을 벌이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론칭 행사에 나서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 개발 과정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출범 첫해인 2015년 530대를 판매한 데 이어 2016년 6만5586대를 판매했고 2017∼2019년 연평균 8만여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꾸준히 성장했다.

해외에서도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미국 판매 개시 이후 누적 판매는 9만7869대로 1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네시스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 중동, 러시아, 호주에 브랜드를 선보였고 올해 고급 자동차 주요시장인 중국과 유럽에도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이렇듯 정의선 회장의 ‘노림수’인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 제대로 먹혀 들고 있다. 그러나 제네시스가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차’·‘서민차’로 불리는 쏘나타는 어려움에 빠졌다.

쏘나타는 지난해에 6만8509대를 판매하며 전년(9만9503대)보다 31.1%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쏘나타 등 중형 세단의 판매가 줄어든 것과는 달리 그랜저, 제네시스 등 대형 세단 판매량은 늘고 있다.

특히 쏘나타는 지난 2019년 5월에 1만3399대를 기록한 이후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쏘나타의 판매 부진으로 생산 공장마저 일시 중단될 정도다. 현대차는 지난 3월에 쏘나타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현대차 아산공장을 5일간 가동 중단했다.

일부에서는 소비자가 중형차보다는 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에 쏘나타 판매가 줄었다고도 본다. 그러나 소비자 성향 못지 않게 현대차 등 제조사의 관심이 줄어든 탓도 크다.

이전부터 쏘나타는 디자인면에서 혹평을 받아오기도 했다. 흔히 ‘메기’라는 디자인으로 악평을 받아온 쏘나타는 젊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 4월 8세대 쏘나타의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한 '쏘나타 N 라인'을 출시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쏘나타 가격이 그랜저와 아반떼 사이로 책정되며 경쟁력 측면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8세대 쏘나타가 그랜저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대로 출시되면서 고급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끌지 못했다.

이 때문에 8세대 쏘나타도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가 현대차 중형세단의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최근 판매량 부진은 어렵다”면서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에 밀려 쏘나타에 대한 다소 관심이 멀어진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 측면의 상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