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기점으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와 장기간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한 만큼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면세점 사업 부진 등으로 1분기 실적이 사실상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우선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3조8800억원으로 4.8% 줄었다. 순손실은 406억원으로 적자 폭이 지난해 1분기 433억원보다 축소됐다.

롯데리츠가 일부 백화점과 아웃렛, 마트 점포를 자산으로 추가 편입하면서 발생한 취득세 400억원 등 일회성 비용 432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101.5%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6760억원으로 11.5%,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261.3% 증가했다. 소비 심리 회복 속에 해외 명품과 생활가전 상품군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패션 상품군도 회복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롯데슈퍼는 올해 1분기 30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구조조정으로 판관비 절감 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전자제품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는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가전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9560억원으로 3.3%,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31.8% 늘었다.

반면 할인점인 롯데마트의 매출은 1조4760억원으로 10%,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93.4% 줄었다. 지난 1월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 사업부를 흡수 통합하면서 롭스 실적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롯데홈쇼핑의 매출은 2580억원으로 4.3%,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6.3% 감소했다. 건강식품, 뷰티 등 고마진 상품 비중이 줄고, 판관비는 증가한 데 기인한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투자배급사 컬처웍스는 국내 영화관 입장객 감소에 따른 영화관·콘텐츠 사업 부진으로 4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롯데온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사업부 매출은 280억원으로 41.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90억원으로 적자 폭이 거의 2배로 커졌다. 지난해 4월 롯데온이 오픈마켓으로 출범하면서 수수료 매출이 줄고, 외형 확장을 위한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야심작인 ‘더현대 서울’이 26일 여의도에서 선보였다. 사진은 더현대 서울의 내부 전경. 신용수 기자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 내부 전경

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36.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6832억원으로 52%, 순이익은 558억원으로 133.8% 늘었다.

백화점 부문 매출은 4974억원,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각각 26.7%, 122.3% 증가했다. 더현대 서울과 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 원 등 신규 점포 개장과 패션 상품군의 소비 회복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동대문점과 인천공항점 개장 영향 등으로 169.3% 늘어난 2153억원을 기록했다.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1분기 영업적자 194억원보다는 줄었다.

신세계의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순매출 1조3224억원, 영업이익 918억원으로 외형 및 수익성 모두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할 전망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순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96억원, 488억원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에 근접하는 실적을 추정했다. 보복 소비, 플렉스 소비 등으로 기존점 성장률이 전년 대비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은 순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54억원, 1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명동점의 일매출은 79억원 전후로 정상화됐으며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에 따른 적자 축소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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