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배우 윤여정의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조연상 수상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배우 윤여정의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조연상 수상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윤여정(74)이 한국인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수상자 호명은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사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아울러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가 됐다. 

이번 수상은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유일한 성과이기도 하다.

윤여정은 수상소감에서 "이 상을 제 첫 감독인 김기영 감독에게 바치고 싶다"며 "저는 천재적인 감독이었던 김 감독과 처음 영화를 찍었는데, 그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굉장히 기뻐하셨을 거다.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외신과 방송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자 "아카데미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로이터 통신은 윤여정이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미나리'에서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이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주로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윤여정이 수상 후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었을까요"라며 클로스에 대해 경의를 보였다고 전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윤여정이 지난 11일 열린 '2021 영국 아카데미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오스카까지 거머쥐었다고 보도했다.

또 영국 아카데미상 수상 당시 윤여정이 '고상한 체하는(snobbish) 영국인'이란 표현으로 시상식에서 웃음을 자아낸 데 이어 이날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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