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용평가사가 기후변화 관련 위험을 금융기관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등 보다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기후변화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위기인 '그린스완(Green Swan)'이 회자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후변화는 더 이상 농업과 제조업만이 아닌 전 산업이 주목해야 할 이슈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우리 기업의 주체의식과 참여도는 낮고, 이를 제고하는 게 시급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우리 사회가 변화된 기후에 적응하는 데 있어 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 본지는 국내 주요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통해 함께 인식하고 함께 공유하면 이뤄낼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신호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편집자주

자원 선순환 3대 실천과제 제시
전계열사 세부목표 설정·추진
"환경영향 최소화, 공생가치 실현"

롯데월드타워는 수열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로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12%를 절감한다. 사진=롯데그룹
롯데월드타워는 수열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로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12%를 절감한다. 사진=롯데그룹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롯데그룹은 모든 사업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2월 롯데는 그룹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것을 발표했다. 3대 중점 실천과제로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선정했다.

과제별로 관련 계열사의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목표를 설정, 추진해나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 분야에 롯데만의 자원 선순환구조인 ‘5Re(Reduce, Replace, Redesign, Reuse, Recycle’) 모델을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화학BU, 탄소중립 성장…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먼저 화학BU는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달성 및 탄소중립성장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친환경 전략과 목표, 추진 과제를 담은 ‘그린프로미스(Green Promise) 2030’를 발표했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비피화학 등은 ▲친환경사업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집중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8일 탄소 포집·활용을 위한 실증 설비를 여수1공장에 설치했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와 탄소배출권 가격 지속 증가 등에 따른 문제해결을 위해 국내 석유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이산화탄소(CO2) 포집·활용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약 1년간의 여수 실증 설비 운영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 질소산화물(NOx) 영향 평가 등을 거쳐 2023년까지 상용화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 6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추가 포집 후 순도를 높여 자체 생산중인 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의 생산 원료로 사용하고, 드라이아이스와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으로도 제조해 인근 중소 화학사에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대산공장과 울산공장까지 관련설비를 확대해 연간 2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화학BU, 친환경 목표 및 ESG 비즈니스 전략 'Green Promise 2030' 선언. 사진=롯데그룹
롯데 화학BU, 친환경 목표 및 ESG 비즈니스 전략 'Green Promise 2030' 선언. 사진=롯데그룹

롯데월드타워,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에너지 생산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롯데월드타워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효율적인 관리를 목표로 만들어진 대표적 친환경 랜드마크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운용 중인 신재생에너지 설비 중 가장 규모가 큰 방식은 한강수 온도차를 이용한 수열에너지다. 수열에너지는 물의 온도가 여름에는 대기보다 낮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리적 특성을 냉난방에 활용해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다.

롯데월드타워는 하루 5만톤의 원수를 공급받아 전체 냉난방의 10%인 3000냉동톤(RT)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건축물 내부에서 가동 중인 설비 중 국내 최대 규모다. 운영 결과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타 냉온수기 대비 연간 에너지 절감률이 약 36%,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약 38%(2340톤)로 분석됐다. 

지난달 25일에는 국내 최대규모 수열에너지 시설을 보유한 롯데월드타워 에너지센터에 탄소중립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성환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 국장,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 등 30여명이 방문했다. 의원 및 전문가들은 롯데월드타워의 수열에너지 이용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국내 수열에너지 보급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면세점 고질병, 포장 비닐에 친환경 소재 도입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4일 면세점 업계 최초로 ‘ESG 가치 추구 위원회’를 설립하고 ESG 경영 선포식을 진행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선포식에서 '친환경 경영'(E) '기업의 사회적 책임'(S) '기업 경영 투명성 확대'(G) 등을 위한 세분화한 실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면세품 인도에서는 국내 면세업계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포장 비닐 처리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생분해 소재 에어캡을 선보인 롯데면세점은 내년까지 비닐 쇼핑백에도 친환경 소재 도입을 100% 완료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전 영업점에 친환경 종이쇼핑백을 확대 도입하는 등 비닐 사용 최소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 인천 영종도 통합물류센터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연내 도입해 전기 소비량을 67%까지 절감할 계획이다. 통합물류센터의 1톤 보세 운송 차량 전부를 내년까지 전기차로 전환하고, 센터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올해초 '미래 10년을 위한 2030 ESG경영'을 선언한 이후 관련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린세븐(Green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친환경 상품 라인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빨대없는 컵커피' 2종을 선보인데 이어 3월에는 바이오 페트(PET)를 상품 용기로 활용한 ‘샌드위치&샐러드’ 제품을 출시했다. 바이오 페트는 플라스틱 페트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을 20% 줄이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다.

재활용 분리배출 앞장

롯데의 식음료 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 분리배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무라벨생수를 국내 최초로 발매했다.

이어 지난 2월 말부터는 묶음 포장용으로 생산되는 ‘아이시스 ECO’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까지 없앴다.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이 표기된 무라벨생수 마개의 라벨은 기존에도 소비자가 제품 음용시 자연스럽게 제거돼 분리배출이 쉬웠지만 이마저도 없애 비닐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ECO 묶음포장 패키지. 사진=롯데그룹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ECO 묶음포장 패키지. 사진=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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