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스피커뷰로, SSB 연사를 읽어드립니다

세계적인 법철학자 마사누스바움은  연민과 연대가 코로나19사태에 증강하는 혐오를 극복해나가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서울스피커뷰로 제공)
세계적인 법철학자 마사누스바움은 연민과 연대가 코로나19사태에 증강하는 혐오를 극복해나가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서울스피커뷰로 제공)

3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 8명이 사망했다.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사건을 조사 중인 애틀랜타 경찰 당국이었다. "'성매매 유혹을 없애려 총기를 난사했다"며 혐오범죄자의 범행동기를 옹호하듯 해서다.

미국 등 서구사회에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와 증오는 바이든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폭 중이다.

한국 사회는 어떤가.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민주화 이후 인권에 눈을 뜨기 시작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심화 중이다. 여기에 지역주의와 색깔론을 내세운 기득권의 프레임은 여전하다.

혐오는 미워하고 싫어하고 꺼리는 감정이다. 증오는 혐오에서 더 공격적인 감정의 행위를 동반, 사회를 불안케 한다. 혐오와 증오는 인종, 성, 종교 분야에서 차별로 치달으면서 한층 심화 중이다.

'연민과 '연대'

저명한 세계 여성 법철학자로서 세계 100대 지성으로 꼽히는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의 혐오 시대 극복의 처방이다.

그는 혐오가 배설물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누구나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전염과 오염을 꺼리는 원초적 감정이 있다"면서 "문제는 실제로 위험하지 않는데도 자신이 열등하다고 믿는 대상을 오염물의 일부로 분류하고 각인하면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분노나 고통의 원인을 자신 스스로나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 원인이 자신의 눈에 보이는 타인이라고 생각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했다.

자아 성찰 속에 자타의 연민과 연대가 혐오에서 벗어나는 열쇠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타인에 대한 연민」, 「정치적 감정」,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등의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는 인간이 사회적, 문화적 차이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사는 게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마사 누스바움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Amartya Kumar Sen)과 함께 GDP가 아닌 인간의 행복에 주목하는 ‘역량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류의 발전과 사회 정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자유를 부여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유엔은 이를 토대로 인간개발지수(HDI)를 발표하고 있다.

​누스바움은 나아가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를 영위하기 위한 역량의 범주가 존재한다고 주장, 이를 10개 영역으로 제시했다.

이는 ①생명, ②신체 건강, ③신체 무결, ④감각·상상·사유, ⑤감정, ⑥실천이성, ⑦관계, ⑧다른 종(種), ⑨놀이, ⑩환경통제 등이다.

마사 누스바움 교수는 하버드대학교 철학과와 고전학과에서 교수직을 시작하여 석좌교수로 활동하다, 1980년대 초에 브라운대학교 철학과로 옮겨 역시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시카고대학교 철학과, 로스쿨, 신학교에서 법학, 윤리학 석좌교수로 활발히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는 학문적 탁월성을 인정받아 미국철학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나 선정된 바 있다.

서울스피커스뷰로(SSB) 관계자는 "마사 누스바움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혐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혐오를 다시금 강화시키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의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혐오와 차별, 편견 등 현재의 불행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향한 연대와 서로를 이해하는 연민이 절실하다는 그의 말을 새겨들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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